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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벤처투자] MZ세대의 남다른 재테크 ‘리셀’이 주목받는 이유
2021.11.02

MZ세대는 리셀에 열광하고 있다. 리셀은 적은 자본금으로 시작할 수 있고, 재능이나 취미도 살릴 수 있어 새로운 트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MZ세대의 지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리셀 플랫폼이 점차 덩치를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미래 유니콘 기업을 꿈꾸는 리셀 플랫폼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글. 이영아 테크M 기자



MZ세대의 취미는 돈이 된다

2019년 11월 나이키 ‘파라노이즈' 스니커즈는 21만 9000원에 발매됐다. 당시 818족만 한정판으로 발매된 ‘블랙 앤 레드 컬러'는 현재 279만 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스니커즈 구매에 성공한 사람은 단박에 최대 1178%에 달하는 수익률을 올렸다.

이처럼 투자자라면 당연 눈길이 갈 수 밖에 없는 것이 수익률이다. 상품을 재판매해 수익을 올리는 리셀이 만들어낸 성과다. 리셀은 주식이나 부동산 등 기존 투자 방식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어 신흥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소장 가치가 있는 제품은 시간이 지나도 쉽게 가격이 내려가지 않고 오히려 더 높아진다는 점을 공략한 것이다.

MZ세대의 관심사와 취미는 리셀 열풍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스니커즈를 넘어 패션·레고까지 다양한 취미 용품이 리셀의 대상이 됐다. 고가의 미술품과 롤렉스 시계 등 희소성 있는 명품을 여러 명이 공동으로 구매해 리셀 하는 조각투자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돈이 들던 취미 생활이 이젠 돈이 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실제 수익률을 보면 입이 떡 벌어진다. 한국니트디자인학회가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국내 스니커즈 리셀의 평균 수익률은 164.75%에 달한다. 미술품 리셀 투자 플랫폼 아트투게더는 연 환산 수익률이 277.17%에 이른다고 했다. 조각투자 플랫폼 피스가 지난 4월 진행한 롤렉스 공동구매는 6개월 만에 평균 수익률 32%를 달성했다.

스테크(스니커즈+재테크), 레테크(레고+재테크), 아트테크(아트+재테크), 롤테크(롤렉스+재테크) 등 리셀의 영역이 넓어지면서 시장 규모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미국 중고의류 유통업체 스레드업에 따르면 리셀 시장 규모는 지난해 280억 달러(약 32조 원)에서 오는 2025년 640억 달러(약 74조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주목할 점은 특정 분야 쏠림 현상이 일어나지 않고 모든 영역이 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투자은행 코웬앤드컴퍼니는 전 세계 스니커즈 리셀 시장이 2025년 60억 달러(약 7조90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관측했다. 또 아트테크를 포함한 전 세계 미술품 거래 시장은 91억 4000만 달러(10조 7486억 원) 규모로 집계됐다.



리셀, 새로운 플랫폼 시장 열다

신흥 재테크 열풍에 새로운 플랫폼 시장도 열리고 있다. 리셀을 영역별로 전문 플랫폼화하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롯데, KT, 네이버 등 굴지의 대기업들도 리셀 플랫폼에 눈독을 들이고 뛰어들면서 시장은 더욱 무르익고 있다.

가장 성숙한 시장은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이다. 많은 기업이 주목하고 있어 시장 규모가 점점 커지고, 상품 목록도 다양해지고 있다. 그중 네이버의 자회사 스노우로부터 분사해 나온 ‘크림’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도 무신사, KT 등이 관련 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롯데백화점도 한정판 운동화 리셀 플랫폼과 업무 제휴 협약을 맺었다.

아트테크 전문 플랫폼도 여럿 생겨났다. 아트투게더, 테사, 피카프로젝트, 아트엔가이드 등이다. 고가 미술품을 취급하지만, 조각투자 방식을 택해 플랫폼 접근성을 높였다. 이들 플랫폼을 통해 미술품 지분을 구입하게 되면 투자액을 모아 작품 공동구매가 가능하다. 향후 미술품 가치가 상승하면 판매 후 수익을 분배 받게 된다.

이 외에도 다양한 영역의 리셀 플랫폼이 늘고 있다. 음악 저작권을 공동 구매해 수익을 창출하는 플랫폼도 만들어졌다. 뮤직카우, 위프렉스, 위엑스 등이다. 심지어 우리농가의 ‘소(牛)'에도 손을 뻗고 있다. 한우 자산 플랫폼 뱅카우는 축산농가와 개인 투자자를 연결해 송아지를 함께 키우고, 성장하면 재판매해 수익금을 나눠 갖는 구조다.



차세대 유니콘 발굴 성지로 뜬다

리셀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차세대 유니콘 발굴의 장이 될 것이란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유니콘 기업이 탄생하기 위해선 스타트업 생태계와 투자 생태계 모두 활성화돼야 한다. 스타성을 가진 스타트업이 탄생하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대규모 자금 유입이 활발히 이뤄져야 하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리셀 시장은 유니콘 탄생의 필요 조건을 충족한다. 우선, 유니콘의 새싹이 보이는 기업이 생겨나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바로 네이버의 크림이다. 설립 1년 만에 누적 거래액 2700억 원을 돌파하며 업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올해 거래액은 250% 성장한 9500억 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벤처스와 배달의민족을 키워낸 알토스벤처스 역시 차세대 유니콘으로 크림을 점찍고 있어, 이른 시일 내 조 단위 몸값을 입증할 공산이 크다.

실제 올 하반기 들어 리셀 플랫폼에 투자금이 빠르게 몰리고 있다. 미술품 조각투자 플랫폼 아트앤가이드를 운영하는 열매컴퍼니는 최근 92억 원 규모의 자금을 수혈받았다. 음악 저작권 거래 플랫폼 뮤직카우는 누적 투자유치 금액이 340억 원에 달한다.

조건이 갖춰지고 있는 만큼 리셀 시장에서 유니콘 기업이 대거 탄생할 것이란 기대감도 무르익고 있다. 해외의 경우, 미국 대표 리셀 업체 스탁엑스(StockX)가 유니콘 대열에 합류했다. 이곳은 지난해 거래액 약 18억 달러(약 2조 원), 기업가치 4조 원으로 평가받는다. 돈 되는 취미가 돈 버는 플랫폼을 만드는 시대가 됐다. 한국에서도 리셀 시장이 차세대 유니콘 발굴의 성지로 부상할 날이 머지않은 듯하다.

※ 본문의 견해와 주장은 필자 개인의 것이며, 한국벤처투자의 공식적인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